올림픽에선 어떤 음악이 나올까?

"2022 베이징올림픽 경기장 플레이리스트"

드디어 2022베이징올림픽, 대한민국 첫 메달이 나왔습니다. 주인공은 스피드 스케이팅(이하 스스) 1500m 김민석 선수인데요. 평창올림픽에 이어 이번에도 포디움의 한자리를 차지했습니다. 메달이 나온 경기장의 이름은 <National Speed Skating Oval>. 정말 'Oval'처럼 생긴 이곳은 크고 동그랗습니다. 그리고 바깥에서 봤을 때, 특히 밤에 봤을 때 더 빛나는 경기장입니다. 오늘은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유일하게 새로 지어진 경기장, 스스 경기장의 플레이리스트입니다. 


(3) National Speed Skating Oval 플레이리스트

경기가 시작되기 전 선수들은 각자의 루틴에 따라 웜업을 합니다. 이번에 금메달, 은메달을 목에 건 네덜란드 선수들은 마치 실전처럼 엄청난 속도로 경기장을 돌았습니다. 힘이 빠질까 걱정이 될 정도로 전력 질주를 하더라고요. 반면 우리 김민석 선수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어떤 레이스를 펼칠까 곰곰히 생각하며 트랙을 계속 돌고 있었죠. 그리고 그렇게 다시 한 번 메달리스트가 되었습니다. 축하합니다!


아마도 우리는 김민석 선수를 4년 뒤 '2026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민석 선수는 1999년 생으로 만 23세에 불과합니다. 스스의 전설 네덜란드의 스벤 크라머 선수는 2006년 토리노 올림픽부터 이번 베이징 올림픽까지 출전을 했고요. 89년생 이상화 선수가 평창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순간이 만 29세였습니다. 나이를 떠나서 묵묵히 한계에 도전하는 김민석 선수의 모습을 좀 더 오래도록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1. Wildflower - 5 Seconds Of Summer
Wildflower - 5 Seconds Of Summer (출처: vevo)

도입부가 매력적인 5 Seconds Of Summer의 'Wildflowr'입니다. 호주 시드니 출신의 이 밴드는 '5SOS'로 흔히 표기하고, 우리나라에선 아예 '오소스'라고 부르죠. 아마 뮤직비디오를 보시면 또 하나의 보이밴드구나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엄연한 팝펑크 밴드입니다. 그런데 저는 들으면 들을수록 보이밴드 느낌이 더 강하게 들긴 하더라고요. 대표곡 'Youngblood'만 봐도 그렇습니다. (여기) 하지만 The Chainsmokers와 함께 음악 작업(여기)을 할 수 있다면, 어떤 밴드냐고 그렇게 크게 중요할까요? 이제 그런 출신이나 성분을 묻는 시대는 지난 것 같고요. 국내에서 가장 사랑받는 'High'도 팝펑크나 보이밴드와는 상관없는 잔잔한 노래입니다. 


2. Break Your Heart - Taio Cruz (Feat. Ludacris)
Break Your Heart - Taio Cruz (출처: vevo)

이 노래가 언제 노래였지? 하고 찾다보면 흠칫흠칫 놀라는 경우가 많은데요. Taio Cruz와 Ludacris가 함께한 'Break Your Heart'도 그런 노래입니다. 벌써 나온 지 10년도 더 지난 이 노래가 경기장에 울리니까 머릿 속에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역시 옛날 노래가 제일 좋아'. 그 옛날 노래 중에 가장 많이 알려진 노래는 'Dynamite'(여기) 인데요. 둠칫둠칫 흔들흔들 중 정말 명곡이라고 생각이 드는 이 노래는 무려 2012년 런던올림픽 폐막식에서도 울려퍼집니다. (여기)런던올림픽 폐막식에선 정말 정말 엄청난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펫 샵 보이즈, 케이트 모스,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앤드류 로이드웨버(그 앤드류 로이드 웨버 맞습니다), 조지 마이클, 스파이스 걸스, 팻보이 슬림, 브라이언 메이(그 브라이언 메이도 맞고요), 제시 제이, 로저 테일러(지금 생각하시는 로저 테일러 맞습니다), 테이크 댓...누구를 제일 먼저 써야할지 감도 안 오는 엄청난 사람들이 모였었죠. 대신에 엄청 길긴 한데, 보실 분들은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런던올림픽 폐막식 풀버전) 이번 폐막식에선 이런 걸 기대하기 어렵겠죠...


3. I'm Born To Run - American Authors
I'm Born To Run - American Authors (출처: vevo)

시작이 가까워지자 신나는 음악을 하는 American Authors의 'I'm Born To Run'이 흘러나왔습니다. 제목은 정말 스피드스케이트장에 잘 어울리는 것 같은데요. 다만 American Authors의 노래는 뭔가, 잘 만들었는데 딱 귀에 감기는 느낌이 없더라고요. 평소에 많이 들어보진 못했지만 이 노래가 저 노래 같고...뭐 그런 느낌이 솔직히 있습니다. 그렇다고 노래가 나쁘다는 얘기는 아니고요. 그 중에 정말 귀에 착 감기는 음악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Best Day Of My Life'입니다. 이 노래는 정말 인트로부터 '좋은 노래인데?' 생각이 들게 만들죠. 다른 경기장들에선 DJ들의 음악, 리믹스 음악이 많이 나왔는데, 스스 경기장에선 락밴드의 노래가 많이 나와서 저는 좋네요.  


4. Glad You Came - The Wanted
Glad You Came - The Wanted (출처: vevo)

The Wanted의 Glad You Came입니다. 약간의 라틴 느낌이 있어 분위기 띄우는데 이만큼 좋은 노래도 없을 것 같은데요. The Wanted도 American Authors와 비슷하게 이 노래가 저 노래 같고 저 노래가 이 노래 같은 분위기가 좀 있습니다. 신이 나고 싶다면 이 밴드의 어떤 노래를 틀어도 충분히 흥을 돋을 수 있을 것 같고요. 저는 10년 전 쯤에 I Found You를 종종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대한민국 김민석 선수의 메달은 축하합니다!! 

당시 마지막 조 선수들이 몇 초를 기록하냐에 따라서 김민석 선수의 메달 여부가 결정되는 상황이었는데요. 그렇게 마지막조 선수들이 들어왔고, 자리에 있던 우리 모두는 정말 정말 기뻐했습니다. 저 날, 저녁 내내 들었던 "하나 둘 하나 둘" 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머무는 듯 하지만, 나의 일처럼 기뻐할 수 있는 게 또 올림픽인 것 같습니다.


음악 이야기를 빙자한 베이징올림픽 현장 취재기, 다음 글에선, 우리 출전 선수는 없었지만 멋진 경기가 펼쳐졌던 '프리스타일스키 빅에어' 경기장의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유기성님의 브런치에 기고된 글을 스포츠콕이 한 번 더 소개합니다.

유기성

한 사람의 남편, 세 아이의 아빠, 한 방송국의 (라디오) PD